부자들이 '찜'한 상품
주식시장은 불안하고 금리는 바닥을 기고 있다. ‘뚝뚝’ 떨어지는 아파트값에 부동산도 상황은 갑갑하다. 돈이 있어도 투자할 곳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올 지경이다.
그렇다고 투자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부자들의 재테크 방법을 참고할 것으로 권하고 있다.
지금처럼 시장이 불안할 때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부자들의 재테크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부자들의 경우 일반인들보다 한발 앞서 위험을 감지하고 행동을 취하는 동시에 위험 이후에 찾아올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에도 선제적으로 나선다는 점에서 부자들의 재테크 방법을 배워볼만 하다는 조언이다.
그렇다면 최근 부자들의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처는 어디이며 눈여겨 보는 상품에는 무엇이 있을까?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슈퍼리치'들은 기존 자산을 지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자산의 규모가 어느정도 되다보니 이를 안전하게 지키는데 집중을 하게 되는 것이죠”
상위 1%의 자산을 관리한다는 한 증권사 PB는 부자들의 투자성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유럽 재정 위기 여파에 따른 금융 불안이 심화되자 국내 초고액 자산가들의 위험 자산 회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이 지난 1년간 슈퍼리치(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를 조사한 결과 위험 자산인 주식은 팔고 안정성이 강조된 채권 및 방카슈랑스 상품의 비중은 크게 늘린 것이다.
특히 부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채권으로 물가연동국채와 브라질국채, 장기토지주택채권, 장기국고채의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물가채는 물가와 연동해 채권 원리금을 지급하는 채권으로 만기 때 원금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부여된다.
환위험과 채권 금리가 상쇄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브라질 채권은 헤알화 가치 상승 시 환차익에 이자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한·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이 비과세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채권 펀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 고수익 채권 펀드에는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는 것이다.
◇수익률 보다는 ‘절세효과’가 중요
채권이 부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절세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많게는 수십 억원의 금융자산을 굴리는 부자들에게 세금은 큰 고민거리가 될 수 밖에 없으며 이들에게는 돈을 얼마나 더 버는 것 보다는 세금을 얼마나 덜 내는냐가 중요하다.
한 증권사 PB는 “어차피 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는 요즘 부자들은 수익률보다는 절세 효과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수익률을 고려하지 않고 절세효과가 높은 상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연 20~30%대의 고수익을 바라보고 자문형 랩에 몰렸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에 최근 부자들 사이에서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금융상품은 즉시연금과 저축성보험 등이다.
저축성보험은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과 달리 이자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보험 상품으로 10년 이상 가입할 경우 금액에 관계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목돈을 한꺼번에 보험료로 납부하고 그 다음 달부터 일정액을 매달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즉시연금은 상속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상속형의 경우 원금을 제외한 이자만 세금 없이 매달 일정액을 지급받다가 피보험자가 사망할 경우 사망보험금이 일부 추가돼 잔여 자금을 유족이 받게 된다.
계약자와 피보험자를 달리하면 계약자가 사망한 뒤 계약자를 변경해 연금을 세대 이전할 수 있고 중도해지하면 상속세 납부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