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재무장관회의, ‘성장협약’ 핵심 사업 첫 구체화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10일(현지시간) 경기 부양을 위한 ‘프로젝트 채권(PB)’을 시험 발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재무장관들은 이날 정례회의에서 주요 사업간접자본시설(SOC)에 향후 2년 동안 45억유로의 민간 투자를 끌어들인다는 유럽집행위원회(EC)의 계획을 승인했다.
이를 위해 EC는 2012~2013 회계연도 예산에서 2억3000만유로를 떼어내 PB 시험 발행 사업에 투입키로 했다.
수송·교통 부문에 2억유로를, 정보통신과 에너지 분야에 각각 2000만유로와 1000만유로가 배정된다.
EU의 PB는 민간 기업이나 여러 기업이 특정 사업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드는 특수목적법인(SPV)이 민간 채권 형태로 발행하게 된다.
주로 가난하거나 국가신용도가 떨어져 자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나라들에 투입될 이 PB는 선순위와 후순위 두 가지다.
민간기업들의 위험 부담을 줄여 투자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EU 산하기관인 유럽투자은행(EIB)은 후순위 채권을 매입하게 된다.
EC가 배정한 자금은 EIB가 후순위 채권 매입을 통해 위험을 감수하는데 사용된다.
EU는 2년 간 운영될 이 PB 시험 발행의 성과가 좋으면 2014~2020년에는 ‘유럽연결기금(ECF)’이라는 이름으로 PB 사업을 본격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PB 시험발행은 지난 5월 EU 정상들이 비공식 특별 정상회의에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1200억유로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는 내용으로 합의한 성장협약을 처음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성장협약이 EU 경제 회생에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투입 자금 규모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위기로 회원국들이 재정지출을 줄이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재원 조달은 어려운 상황이다.
EU는 EIB 자본금을 100억유로 늘리고 이를 지렛대 삼아 PB 발행으로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세웠다.
EC가 마련해 유럽의회의 검토를 거친 이번 시험 발행 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가 침체되고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민간 기업들의 참여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IB는 이미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성공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들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면서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