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돈 IPR스퀘어 실장
“저는 아직 주식이나 IR이 뭔지 잘 모릅니다. 저는 그저 제품 열심히 만들고 매출에만 신경 쓸 것입니다.” 상장사 대표들 중 가끔 자랑처럼 말하는 레퍼토리가 바로 이렇다. 사실 이 말을 바꿔 해석하면 “저는 아직 상장사 대표에 걸 맞는 체질개선과 마인드가 부족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회사가 IPO이전이라면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고품질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와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그로 인해 매출과 실적이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대표로써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경우는 모든 기업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필요조건인 것이고 일단 회사가 상장을 하고 난 이후라면 또 다른 차원의 노력과 소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2000여개에 가까운 상장 기업들 속에서 본인의 회사 실적이 좋고 미래의 사업성 또한 뛰어나다는 기본적인 정보조차 시장에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시장과 투자자들이 우리 회사의 진가를 알아주지 못한다고 서운해 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 보았으면 한다.
상장사의 가장 중요한 의무 중에 하나는 투자자들에 대한 권익 보호 및 투자기회 제공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안일한 태도와 대응으로 시장과의 소통을 등한시 한 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시장 탓만 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점이 너무 안타깝다. 단순히 주식 공시 담당자만 뽑아 놓고 공시만 열심히 하면 상장사로써의 역할은 다 한 것이라고 안위하며 불만 섞인 주주들의 항의성 전화 응대에 급급한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소통이란 단어가 일부 정치권에서만 회자되며 필요로 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며, 일반 기업들은 물론 상장사에게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화두가 아닐까. 이미 앞서가는 기업의 대표들은 SNS와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시장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적극적인 시장과의 소통 노력은 결국 소비자와 투자자의 두터운 신뢰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증권사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하며 투자의 고수로 불리는 한분께 들은 아래 말은 들은 적이 있다. .
“그 옛날 궁궐에서도 제아무리 예쁘고 섹시한 궁녀라 할지라도 하루 종일 방구석에서만 틀어박혀 혼자 거울 보며 자기만 제일 예쁘다고 하면 누가 알아주나? 그래도 예쁘게 단장도 하고 열심히 궁궐을 돌아다니면서 임금님 눈에 띄어야 간택이 되는 건데 말이야.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