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포트] 잡스는 정말 독재자였나

입력 2012-06-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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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c의 대부가 밝히는 잡스의 ‘심플 경영’

고(故)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는 떠났지만 그의 성공 신화는 여전히 재계의 이슈가 되고 있다.

애플의 컴퓨터인 iMac의 대부이자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카피로 유명한 켄 시걸은 잡스와 12년간 일한 경험을 담은 저서 ‘광적인 심플함(Insanely Simple)’을 지난 4월 출간했다.

그는 최근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심플 경영’을 신앙처럼 여긴 잡스와 얽힌 일화들을 소개하며 잘 알려지지 않은 최고경영자(CEO)로서 잡스의 열정을 재조명했다.

시걸은 iMac이 ‘맥맨’으로 이름지어질 뻔한 사연을 소개하며 잡스가 알려진 것처럼 독재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자신은 잡스와 iMac의 이름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잡스는 맥맨이라는 이름을 고집했고 시걸은 인터넷을 연상시키는 ‘i’와 ‘Mac’을 조합한 iMac을 내세우면서 쉽게 결정이 나지 않았던 것.

시걸은 게임 ‘팩맨’이나 소니의 휴대형 음악플레이어 ‘워크맨’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맥맨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결국 두 번 만에 시걸의 제안이 받아들여졌지만 잡스가 흔쾌히 수락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잡스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며 iMac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걸은 “처음에 잡스로부터 퇴짜를 맞은 안은 나중에 절충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내는 일이 많았다”면서 “잡스는 훌륭한 파트너였다”고 돌아봤다.

시걸은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잡스가 논의 과정에 처음부터 참여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의사 결정권자가 처음부터 논의에 참여하면 어떤 과정을 거쳐 결론에 이르렀는지를 알 수 있어 목표에 도달하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걸은 “잡스는 이용 가능한 정보를 흡수하면서 인간으로서의 감정이나 상식에 초점을 맞춰 의사결정을 했다”며 “머리와 가슴을 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치와 정보에 의존해 의사를 결정하는 타사와는 구별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시걸은 이것이 잡스가 회사의 이익보다는 훌륭한 제품 만드는 것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모든 것을 심플하게 처리하고 싶어하는 잡스의 경영 신조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시걸은 돌아봤다.

잡스는 생전 “심플함을 실현하는 것은 양파 껍질을 벗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표피를 없애고 본질을 심플하게 표현하는 것이 실제로는 모든 세세한 부분에까지 고루 신경써야하는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복잡한 아이디어에서 본질을 찾아내는 기술을 실제 실력으로 본 것이 잡스의 지론이었던 셈이다.

시걸은 스마트폰 아이폰을 잡스의 심플 경영을 대변하는 결정체로 꼽았다.

시걸은 잡스가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서 한 강연 중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이 애플과 잡스의 일하는 기본 방침 자체라고 평가했다.

이는 대기업병에 대한 일종의 훈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잡스는 생전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큰 벤처”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전례에 따라 일을 진행시키고 그것에 익숙해지게 마련이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없으면 큰 기업도 무너진다는 것이다.

시걸은 잡스와의 프로젝트는 언제나 시급을 다퉜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 보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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