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경기부양 행렬…선진국보다 빠른 회복 기대
신흥국 시장에 투자자들이 다시 몰리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전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주요 신흥국들이 추가 경기부양 조치에 나서면서 선진국보다 경기 회복이 빠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흥국 증시는 현재 연중 최고치에서 약 20% 하락한 수준. 저가 매수세가 신흥국 증시를 달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엑크이머징마켓펀드의 에드 쿠크즈마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신흥국 정책 당국의 경기 부양책을 ‘매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21개 신흥국 증시를 반영한 MSCI신흥시장지수는 지난 4일 이후 3.5% 상승했다.
지수는 이전까지 3개월간 17%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7% 하락하는데 그쳤다.
모건스탠리는 이머징마켓지수가 올 연말까지 추가로 34%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주 중국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이 신흥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신흥시장 투자자들이 현금 보유량을 줄여 신흥시장 증시로 자금을 넣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의 금리 인하를 경기 부양의 신호탄으로 해석했기 때문으로, 다른 신흥국들도 둔화하는 경기를 자극하기 위해 중국의 행보에 동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브라질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8.5%로 인하했다.
앞서 인도 중앙은행도 4월에 기준금리를 낮췄고, 다음주 정례 통화회의에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베트남은 올들어 네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 대해선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예상보다 가파른 경기 둔화는 이머징마켓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유럽 미국 일본 같은 주요국들이 금리 정책 변동에 신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에서 여전히 빠져나오고 있다.
정보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주 신흥시장에서는 13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에 대해 스탠디시멜론자산운용의 알렉산터 코제미아킨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10% 더 빠지면 투자자들은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고 보고 대규모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MSCI 지수가 향후 2개월간 34% 오른 후 내년에는 74% 뛸 것으로 점쳤다.
반엑크의 쿠크즈마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증시는 선진시장보다 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브라질 인도 등이 기준 금리를 인하한 후 이머징마켓 주식 연동 펀드 비중을 40%에서 65%로 늘렸다.
앞으로 80%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