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화웨이·ZTE에 中정부와의 관계 등 세부자료 요구
미국에 진출한 중국 메이저 통신장비업체들의 안보 위협 가능성을 놓고 양국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마이크 로저스 위원장과 민주당 간사인 더치 루퍼스버그 의원은 중국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경쟁사인 ZTE에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비롯해 미국 협력업체 등에 대한 세부자료를 요구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들은 두 업체에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중국 정부와 통신장비업체들과의 관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두 회사가 이란에서 수행한 일들과 중국 정부와의 자금 관계도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정보위원회는 또 화웨이와 컨설팅 계약을 맺었던 IBM·액센추어·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 미국 기업 5곳과의 관계를 밝힐 세부자료도 요구했다.
이 세부자료에는 컨설팅업체들과 화웨이가 체결한 계약서는 물론 컨설팅 보고서까지 포함됐다.
정보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 진출한 중국 통신업체들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지를 조사하고 있다.
로저스 위원장은 “미국의 중요한 통신인프라에 두 업체가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두 회사는 그동안 조사에 협조적이었으나 이들의 답변은 아직 우리를 설득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와 ZTE의 통신장비를 통해 미국 내 통신망에 접속해 전화 도청과 이메일 해킹은 물론 통신망 붕괴까지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화웨이의 빌 플럼머 대변인은 “현재 의원들의 서한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와 중국 정부의 관계는 다른 중국기업과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해명할 수 있게 돼 오히려 환영한다”고 말했다.
ZTE 대변인도 “미 의회의 조사에 투명하고 솔직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과 IBM, 액센추어 등은 정보위원회 요구와 관련된 언급을 피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초 미국 정부는 안보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의 자국 벤처기업 3리프 인수 승인을 거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