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1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에 가입한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역내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의 1000억유로의 구제금융 지원금이 불충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데다 오는 17일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유럽 위기 확산이라는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키프로스는 이번달 들어 정부 부대변인과 재무장관 등을 통해 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해서는 구제금융이 시급하다고 밝힌 바 있다.
키프로스는 그리스 국채 투자에 대한 손실로 은행의 자본확충이 어려워 구제금융이 시급한 상황이다.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유로존 국가 가운데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에 이어 다섯번째 구제금융 신청국이 된다.
WSJ는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스페인의 구제금융 모델을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은 구제금융을 은행권 자본확충을 위한 것으로 경제개혁 등의 추가적인 조치는 받지 않기로 했다.
키프로스의 경제 규모는 스페인의 60분의1 정도에 불과해 구제금융 규모도 30억∼40억유로를 넘지 않을 것으로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이는 유로안정화기금(ESM) 등의 유로존 구제기금에 큰 영향을 줄 규모는 아니다.
한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키프로스의 구제금융설에 대해 부인했다.
아마데우 알타파즈-타르디오 EC 대변인은 “키프로스의 은행들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지만 키프로스로부터 구제금융에 대한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키프로스 정부 역시 이날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은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스테파노스 스테파누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정부가 ESM에 의존하기로 했다거나 이런 취지의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다양한 보도와 관련해 그러한 결정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달 중에 이뤄질 키프로스 2대 은행의 자본확충을 앞두고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방안이 하나의 옵션으로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키프로스가 EU에 구제금융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키프로스 은행 2곳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경우 키프로스가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면서 “뱅크오브키프로스의 무담보 채권과 예금등급을 기존 ‘B1’에서 ‘B2’로, 헬레니크은행의 예금등급을 ‘Ba3’에서 ‘B1’으로 각각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현재 신용등급이 ‘B3’인 키프로스포퓰라은행은 강등 검토대상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