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성능이나 기술은 정말 뛰어난 것 같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안드네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형진씨(28)는 지난 주말을 이용해 중소기업 제품을 취급하는 목동의 행복한 백화점을 찾았다. 저렴한 가격에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제품 디자인까지 꼼꼼히 다져보는 습성 때문에 선뜻 지갑을 열지는 못했다. 2시간 가량 매장을 둘러보던 김씨는 결국 빈손으로 집에 돌아왔다.
미흡한 제품 디자인이 소비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관련 투자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디자인진흥원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디자인 관련 투자비용은 평균 0.6%에 불과하다. 또 전문 디자인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12%로, 스웨덴(75%)과 영국(33%)에 비해 크게 부족했다.
중소기업계는 이 같은 원인으로 관련 인력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대체적인 의견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여건상 디자인 능력을 겸비한 인력 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다”면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 한 실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어 그는 “전문인력 조달이 어려울 경우 디자인을 전공으로 하는 특성화고와 이공계 대학생을 중소기업에 매칭해주는 방법도 대안”이라며 “업계 전반에선 디자인 개발을 위해 국내 중소기업들의 인식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비자들은 제품 디자인을 상품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다.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최근 조사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시 품질(22%)보다 디자인(52%)을 중요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디자인을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디자인에 무관심한 중소기업 제품들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