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고 고개에 긴장…환율 개입 임박

입력 2012-06-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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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일본은행, 환율 개입 시사

엔고가 고개를 들면서 일본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아즈미 준 일본 재무상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기적으로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환율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도 “일본 기업 심리가 엔과 주가 동향에 민감한만큼 환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엔고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 같은 발언은 도쿄시장에서 이날 엔화 값이 달러당 2월 이래 최고치로 뛴 후 나온 것이다.

도쿄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78.21엔으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같은 날 뉴욕시장에서 유로·엔 환율은 한때 96.51엔으로 2000년 12월1일 이후 1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무라증권의 와코 주이치 투자전략가는 “달러·엔 환율은 지난 2월14일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단행하기 전 수준인 77엔대에 근접했다”며 “당국이 개입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엔고 현상이 다시 부상한 것은 유럽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은행권에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사태)이 이어지고 구제금융설까지 나돌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은 안전 투자처로 급속히 몰리고 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달러·엔 환율이 74.32엔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환율 개입과 금융완화를 포함한 만반의 태세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일본은 엔화 가치가 달러당 75.31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작년 10월 말 이후 환율 개입에 나서 8조엔(약 1010달러)를 쏟아부었다.

엔고가 진행되면 일본 수출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하락해 리스크가 커진다.

작년 대지진·쓰나미 여파에서 겨우 벗어난 기업들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게 되는 셈이다.

시라카와 총재는 “엔화 가치의 가파른 상승은 기업의 실적과 활동을 위축시켜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했다.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엔고가 거세지면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를 통해 경기를 자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라카와 총재는 “일본은행은 추가 완화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늘려 엔화 가치를 직접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엔고의 관건은 투자자들이 유럽 채무위기에 대한 리스크를 얼마나 취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떠안을수록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후퇴해 엔고도 수그러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엔고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증시는 이날 수출주 주도로 약세를 보이며 4개월 반 만의 최저치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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