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대명사였던 인텔의 명성이 모바일 시대를 맞아 퇴색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1971년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하고 1993년에 고성능 PC 시대를 연 펜티엄을 내놓는 등 PC혁명을 주도해왔다.
1991년에 실시한 ‘인텔 인사이드’ 마케팅도 인텔이 반도체 분야에서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인텔은 PC에만 매달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소홀히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인텔은 지난달에야 자사 반도체를 처음으로 탑재한 스마트폰을 인도에서 출시하는 등 느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PC 반도체시장에서 인텔은 8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의 등장에 PC시장이 주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인텔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PC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태블릿PC 판매는 전년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인텔이 모바일 시장 진출을 머뭇거리는 동안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의 약 90%가 ARM칩을 사용한다.
모바일 기기에 필수적인 저전력과 저발열 성능에 특화한 것이 ARM 성공의 주요 원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의 밀월관계를 의미했던 윈텔(Wintel) 동맹이 흔들리는 것도 인텔의 위태로운 상황을 시사한다.
MS의 새 운영체제(OS) ‘윈도8’은 인텔과 ARM 제품을 모두 지원한다.
인텔칩이 들어간 첫 스마트폰인 인도 라바의 ‘XOLO X900’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