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불거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납품 관련 비리로 한수원 직원 6명이 구속된 가운데 수사 범위가 본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원전 납품비리를 수사 중인 울산지검 특수부는 원전 납품 비리 관련 로비자금이 한수원 고위 간부에게도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한수원 본사의 처장급(1급) 간부 2명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짝퉁 부품을 납품받는 대가로 금품을 받아 구속된 월성원전 부장금 정모 팀장의 차명계좌에서 발견된 10억원이 뇌물성 자금인 것으로 보고, 이 돈이 고위층 관계자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영광 원전 근무 중인 지난해 4월 짝퉁 부품(실링 유닛) 납품 대가로 1억원을 업체에서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됐으며, 지난달 27일 또 다른 납품업체로부터 8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추가로 드러났다. 검찰은 각종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넨 혐의가 있는 납품업체 10여 곳으로 수사를 확대 중이다.
납품 관련 비리로 지금까지 구속된 한수원 직원 6명은 모두 지방 원전에 근무하는 과장(4급)∼팀장(2급)이며 한수원 본사와 1급 간부가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검찰에서 회사쪽으로 연락이 오는 것이 아니라 조사를 받는 개인한테만 연락이 가서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며 “검찰 조사 중에 있고 유죄인지 무죄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말하기도 조심스럽고, 또 개인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경우 회사에서 강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