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치 CEO, EMC 성공으로 이끌어…“단합하지 못하면 뜻 못 이룬다”
세계 최대 스토리지(외부기억장치) 서비스업체인 미국 EMC를 성공 기업으로 이끈 조셉 투치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투치 CEO는 원래 올연말 퇴임 예정이었으나 EMC가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을 지속한 덕분에 퇴임이 무기한 연장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EMC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매출과 순익이 9개 분기 연속 두 자릿대 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5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고, 순이익은 5억8700만달러로 23% 늘었다.
EMC는 데이터 저장·분석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 2014년도 매출은 28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치 CEO는 왕글로벌서비시스와 유니시스에서 요직을 역임하고 2001년 EMC의 CEO에 취임했다.
원래 임기는 올 연말까지이지만 이사진의 적극적인 권유로 결국 회사에 남기로 했다.
세계적 금융위기로 대부분의 CEO들이 자리를 보전하기 힘든 가운데 조셉 CEO의 능력이 입증되는 대목이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끊임없는 설비투자와 리더십, 적극적인 M&A 등이 EMC를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IT 산업의 호황기를 물결에 비유, 다음 물결이 왔을 때 바로 갈아탈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며 설비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전세계 IT 부문에 대한 설비투자 증가율은 3.5~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1년도의 절반 수준으로 유럽 성장 둔화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치 CEO는 급변하는 세계 조류에서는 경영진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강력한 리더십 하에 열정과 목적을 갖고 단합하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개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단합이 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조직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버틸 수 없으며 회사도 그런 인재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각자의 의견이 다른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의견을 수렴해 절충하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투치 CEO는 자신이 임기를 연장하면서까지 회사에 남기로 한 것은 이사회의 권유때문 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나 없이도 회사는 잘 돌아간다”면서 “매일 일을 즐기고 있고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의 후계자로 낙점해둔 인재를 다른 회사에서 영입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른 회사가 탐 낼 정도면 우리 회사에는 없어선 안될 인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투치 CEO는 2001년 이후 145억달러를 투입해 70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했음에도 끊임없는 인수 의욕을 나타냈다.
그는 “M&A는 진주 목걸이의 진주알과 같은 것”이라며 “진주에 실을 꿰면 고가의 목걸이가 된다. 하나하나의 진주가 이어지면 그 자체가 거대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을 가장 빛나는 진주에 비유하며 다음 M&A 대상도 미국에서 물색할 뜻을 시사했다.
그는 “EMC의 영혼은 기술”이라며 “모든 사람을 위한 흔한 제품이 아닌 차별화한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향후 방향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