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필요하면 더 쏜다”…초저금리 지속

입력 2012-04-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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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완만한 성장…그러나 하방 리스크 여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경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며 추가 완화 여지를 남겼다.

연준은 24~2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성명에서 “미 경제가 향후 수 분기에 걸쳐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한 뒤 서서히 가속화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연준은 해외 금융 시스템의 긴장에 대해서는 새로운 우려를 나타내고 노동시장과 관련 지난번 회의 때보다 한층 소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최근의 인플레 상승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연준은 제로 수준의 금리를 2014년 말까지 유지키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고 제3차 양적완화(QE3) 등 특단의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이는 미 경기가 당장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만큼 기존 조치의 효과를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벤 버냉키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의 악재로 또다시 침체 조짐이 나타날 경우엔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확인해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발표한 2.2~2.7%에서 2.4~2.9%로 상향했지만 미국의 경기 회복력에 대한 확신은 아직 갖지 못한 셈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가계지출과 고정자산에 대한 기업투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택시장과 관련해서는 “일부 개선의 조짐이 보인다”면서도 “아직 침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물가에 대해선 최근 원유와 휘발유 값이 오르면서 상승 압력이 다소 높아졌다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은 안정된 상태에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향후 경기의 부정적인 변수로 유럽발 금융 위기와 국제유가 상승 등을 지목했다.

연준은 “전세계 금융시장의 압박은 경제 전망에 심각한 하방 리스크가 되고 있다”면서 “유가 상승세는 일시적으로 인플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의 루이스 알렉산더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을 반영해 연준의 논조가 지난 달에 비해 다소 후퇴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경제는 올초 상승 탄력을 강하게 받았으나 지난달 13일 FOMC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들쭉날쭉이었다.

비농업 부문 고용은 작년 12월 이후 3개월 연속 20만명 이상의 성장을 보였지만 3월에는 불과 12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규실업수당 신청자 수도 늘었고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잠잠해지는 듯 하던 유럽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우여곡절 끝에 내놓은 긴축 조치를 각국이 실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웰스파고의 닉 베넨브로엑 통화 투자전략가는 “버냉키는 연준의 전망에 색을 확실하게 덧입힌 것”이라며 “이는 의장이 추가 조치를 강구할 뜻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UFJ도쿄은행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연준 의원들은 경기가 둔화할 경우에만 추가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연준의 진단대로 성장이 완만하게 이뤄지면 3차 양적완화(QE3)는 물건너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시장은 버냉키 의장이 추가 완화 여지를 남겨뒀다는 점에 주목해 반응했다.

뉴욕 증시에서는 3대 지수가 모두 급등했고, 달러·금·미 국채 같은 안전자산들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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