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호황 업고 실적개선 기대…포스코, 다음달 인도 공장 완공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철강업계가 자동차 산업 호황을 틈다 실적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분간 자동차 산업의 호황이 이어질 전망임에 따라 고부가가치 철강재인 차량용 강판 분야 투자를 늘리는 한편 해외공장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멕시코에 50만톤 규모의 차량용 강판 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인도 서부 마하라스트라 주에 건설 중인 용융아연도금공장(CGL)이 다음달 완공된다. 이 공장은 연산 45만톤 설비로 총 2억4000만 달러가 투자됐다. 또 연말에는 중국 광동에도 연 45만톤 규모의 CGL이 완공된다. CGL은 냉연강판을 열처리한 뒤 용융상태의 아연을 강판의 표면에 도금하는 설비로, 보통 차량용 강판을 만들 때 쓰인다.
이처럼 포스코가 차량용 강판분야에서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자동차 비중이 높은 현대차그룹 계열 철강회사의 추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에서 차량용 강판의 60% 가량을 구입하고 있다. 지난해 철강 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유독 좋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요 매출처인 현대·기아차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자동차 산업이 호황을 누린 덕분이다.
생산 물량의 절반 가량을 현대차그룹에 판매하는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6조9352억원의 매출로 전년보다 18.6% 늘어났다. 현대제철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6%와 24% 늘어난 15조2599억원과 1조3067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양사는 차량용 강판 생산을 의욕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내년에 3고로가 완공되면 차량용 강판의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하이스코도 충남 당진에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연 150만톤 규모의 제2 냉연공장을 짓고 있어 차량용 강판 생산이 늘어난다.
한편 품질관리가 까다롭고 단가가 높은 고급 차량용 강판 부문을 특화해 급증하는 수요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월 강도는 2배 이상으로, 두께는 3분의 1가량 줄인 획기적인 초고강도 차량용 강판 개발에 성공해 오는 19일 출시되는 신형 싼타페 모델에 적용시킨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연구원들은 지난해 5월 발족한 통합개발센터를 중심으로 자동차 외판 열연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50㎏급 고강도 열연제품과 60~80㎏급 고강도강에 대한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출시될 현대·기아차 신모델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의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초고강도 차량용 강판 부문에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