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11일(현지시간)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줄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역내 채무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국채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68달러(1.7%) 상승한 배럴당 102.7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280만배럴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나 휘발유 재고는 430만배럴, 난방유와 디젤을 포함한 정제유는 400만배럴 각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보다 많이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휘발유가 125만배럴 줄고 정제유는 20만배럴 늘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수입은 하루 125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정유 시설의 설비 가동률도 83.8%로 전주보다 2% 정도 떨어졌다.
앞서 EIA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기존보다 17만배럴 줄어든 하루 89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이란이 독일에 대한 석유 수출을 중단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이란의 아랍어TV인 알-알람은 “영국, 프랑스에 이어 독일에도 석유 수출을 중단했으며, 이탈리아에 대한 석유 수출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란은 앞서 그리스와 스페인에도 석유 수출을 중단했다.
한편 ECB의 브느와 꾀레 이사의 발언을 계기로 ECB가 스페인의 차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국채 매입을 재개한다는 관측이 부상했다.
꾀레 이사는 이날 파리에서 “스페인 국채를 둘러싼 시장의 현상은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ECB가 개입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트래디션 에너지의 크리스 딜만 애널리스트는 “휘발유 재고 감소가 매우 의외였다”며 “제품 재고 수치로 석유 가격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WTI는 연초 대비 3.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