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도 나섰다...마스터스 ‘禁女 전통’ 논란 거세

입력 2012-04-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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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사 여성 CEO 회원 여부 놓고 찬반양론

남자골프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오랜 세월 고수해온 ‘금녀(禁女)의 전통’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대회는 8일(현지시간) 버바 왓슨이 연장전 끝에 우승해 영광의 ‘그린재킷’을 입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실 이번 대회의 관심사는 따로 있었다.

대회를 개최하는 조지아주 명문 골프클럽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이 여성 회원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였다.

오거스타는 대회 후원사의 최고경영자(CEO)를 회원으로 초대하는 전통이 있다.

문제는 이번 후원사 중 하나인 IBM의 CEO가 버지니아 로메티, 여성이라는 점이었다.

로메티는 IBM 사상 최초의 여성 CEO이지만 관례대로라면 오거스타 회원 자격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를 회원으로 초대하면 남자만 회원으로 받아온 오거스타의 오랜 전통이 깨지는 셈이다.

그러나 대회가 열리고 있는 8일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로메티 CEO가 코스를 걸어 IBM의 캐빈으로 당당하게 들어온 것이다.

다만 회원을 상징하는 그린재킷은 입지 않은 상태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오거스타 측이 금녀의 전통을 절반만 지킨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IBM과 오거스타 측은 로메티 CEO를 회원으로 초대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WSJ는 로메티 CEO도 골프를 하고 있지만 전미골프협회의 웹사이트에는 그녀의 핸디가 올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거스타의 빌리 페인 회장은 로메티 CEO의 회원 문제에 대해 “사적인 문제”라면서 언급을 피했다.

대회 전부터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이는 골프장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오거스타 골프장이 여성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여성을 배제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오거스타의 전통을 구습으로 치부했다.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경선 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오거스타는 회원 자격을 여성에게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SJ는 이 같은 논의는 20년 전 메릴랜드주의 버닝트리컨트리클럽에서도 벌어졌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버닝트리는 연방 대법원의 판사를 회원으로 맞는 전통이 있었으나 골프에 열심이던 샌드라 데이 오코너가 판사에 오르면서 전통이 무너졌다.

하지만 버닝트리에는 현재 남성 회원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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