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 글로벌 기업사냥 독주

입력 2012-04-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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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해외 M&A 사상 최고…엔고·자금력 훈풍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해외 M&A가 금액과 건수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M&A 자문업체 레코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기업에 의한 해외 기업 M&A 규모는 7조3264억엔(약 96조원)으로 전년도의 2배이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M&A 건수도 전년보다 23% 증가한 474건으로 역시 사상 최고였다.

일본 기업들은 금융위기 이후 보유 자금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보한 데다 엔화 가치까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M&A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보유 자금은 작년 12월 말 시점에서 약 60조엔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맥주와 제약업계의 대규모 M&A가 두드러졌다.

다케다약품공업이 스위스의 대형 제약업체 나이코메드를 1조1000억엔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기린홀딩스의 브라질 2위 맥주업체 스킨칼리올 인수,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의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항공기 리스 사업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SMBC닛코증권의 마키노 준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위축으로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과거 글로벌 M&A 시장을 주도한 미국·유럽 기업들은 맥을 못추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M&A 규모는 2010년도에 비해 16% 감소했다.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에서는 해외 기업 M&A가 29% 줄었다.

미국 기업에 의한 M&A는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3%에 머물렀다.

일본 기업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커진 이유다.

전문가들은 최근 엔화 가치가 하락하긴 했지만 일본 기업의 해외 M&A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에도 화학업체인 아사히카세이가 미국 의료기기업체를 1800억엔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UBS증권의 오쓰카 유조 투자은행 본부장은 “미국 유럽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일본이 우위인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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