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장 양강구도…브랜드 가치 상승효과
특허 전쟁은 돈의 전쟁이다. 삼성과 애플처럼 전 세계적으로 특허전을 벌일 경우 소송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실제로 최지성 부회장은 “내년까지 소송비용이 2억달러(약 23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판매관리비용으로 26조2431억원을 쏟아부었던 걸 감안하면 그리 큰 액수도 아니다.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얻는 인지도 상승 효과가 만만치 않다. 공짜 마케팅 효과를 얻고 있다는 얘기다. 애플과의 특허전으로 인해 각종 특허 공세에도 튼튼한 기업이란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고, 삼성과 애플이라는 세기의 라이벌 구도를 완성해주고 있는 것도 다름아닌 특허전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LG전자가 삼성전자에게 ‘한판 붙자’라며 도발적으로 나선 것도 삼성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은 오히려 애플이 먼저 싸움을 걸면서 저절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 됐고, 브랜드 위상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이번 애플과의 특허전 이후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1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브랜드 가치가 234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40억 달러 이상을 끌어 올렸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도 지난해 애플을 제치고 사상 처음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소송을 적극 활용한 광고마케팅도 펼쳤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호주의 유력매체 ‘선헤럴드’에 ‘애플이 막으려 했던 태블릿’이라며 갤럭시탭 10.1을 소개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호주법원이 갤럭시탭 10.1의 판매금지를 요청한 애플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제품의 판매를 허용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 것인데, 애플과의 특허전을 역으로 이용한 셈이다.
삼성전자 호주 모바일 책임자인 타일러 맥기 사장은 “애플이 제기한 소송으로 갤럭시탭 10.1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져 이 태블릿은 이미 유명한 이름(household name)이 됐다”고 말했다.
높아진 브랜드 위상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이번 특허전으로 인해 보유하고 있던 광범위한 특허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의 파트너를 확장할 기회를 맞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으로 인해 전세계 사람들은 애플에 견줄 유일한 기업을 삼성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