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보쉬, 합작 청산하나?

입력 2012-03-2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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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을 위해 위기투합했던 삼성SDI와 독일 보쉬가 합작사 청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쉬가 독자적으로 2차전지 사업을 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후 양 사 간의 의견 충돌로 합작 청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이재용 사장과 박상진 삼성SDI 사장이 독일에서 라이트호퍼 BMW 회장을 만나 전기차용 배터리 및 전장부품 비즈니스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도 보쉬와의 결별을 대비하기 위해 독자 영업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삼성이 보쉬와 협력했던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회사인 보쉬의 영업망 때문이었다. 삼성SDI와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는 BMW의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돼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 독일판도 19일(현지 시각) 보쉬측 대변인 말을 빌려 양사 합작법인인 SB리모티브를 해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쉬측 대변인은 "삼성과 파트너로서 계속 협력해나가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합작회사의 해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지난 20일 조회공시에서 "삼성SDI와 보쉬는 발전적인 방향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도 21일 오전 서초사옥 로비에서 기자와 만나 "(양 사의 합작 청산 여부는)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합작 청산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발전적인 방향 중 합작 청산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정황을 살펴 보면 합작 청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보쉬는 바스프, 티쎈크루프와 함께 독일 튀링겐 주 아이제나흐에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 시험생산라인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쉬는 올해 첫 시제품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2015년까지 연간 20만셀 이상의 2차 전지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자 증권가에서는 보쉬가 독자적으로 2차전지 사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고, 이후 양 사 간의 의견 충돌이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삼성SDI는 합작사를 통해 소비 가전용 2차전지까지 협력범위 확대를 원하고 있지만 보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만 초점 맞추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SB리모티브는 2008년 7월 자본금 103억원에 삼성SDI와 보쉬가 각각 지분 50%를 투자, 공동지배하는 형태로 설립됐다. 이 회사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셀 및 모듈 등을 개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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