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이 발행주식 수를 2배 이상 늘린다. 해운시황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4일 STX그룹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오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를 현행 3억주에서 7억주로 늘릴 방침이다. 향후 유상증자에 대비해 수권자본금(증자할 수 있는 최대자본금)을 확충하겠다는 조치다. 현행 정관에는 최대 발행주식 수를 3억주로 명시하고 있으며, 실제 발행주식 수는 2억주 정도다.
STX그룹 관계자는 “다른 해운사에 비해 수권주식 수 규모가 작아 자본 확충을 위한 근거를 신설한 조치”라며 “추가 자금 확보와 향후 이뤄질 전략적 투자 가능성을 고려해 발행 주식 총수를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STX팬오션은 업황은 부진한 반면 대규모 투자에 따른 차입금 상환 등 자금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건화물선 45척과 중량물운반선 1척, VLCC 2척, 자동차운반선 2척, 컨테이너선 2척, PSV 3척 등 총 55척의 신규 선박을 발주해 놓은 상태다. 오는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들 선박을 인도할 예정이다. 총 투자규모만도 2조원이 넘는다. 당장 내년 9월까지 인도될 13척 가운데 올해 7월까지 지급해야 할 자기부담금액이 1조47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연료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에 지난달 말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2500억원을 조달 했다. 1453억원은 연료비(722억원)와 선박금융 차입금(759억원) 상환에 쓰고, 나머지 1047억원은 신규 발주 선박 투자비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해운시장 불황으로 단기간에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은 5조7422억원으로 전년대비 11.24% 줄었다. 영업손실과 당기손실은 각각 229억원과 220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