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마담뚜 러브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입력 2012-03-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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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맨 결혼하고 싶은 남자 2위에…의사·변호사 제쳐, 10년전보다 15계단↑

“얼마전 속칭 ‘마담뚜’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유명 미인대회 출신의 여대생과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중히 거절했지만 어떤 이상형을 원하냐며 끈질기게 전화를 해오고 있습니다.”

외국계 증권사 주식매매부서에서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미혼 신채호(가명, 38세)씨는 얼마전 모르는 번호가 찍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중년의 여성은 자신을 전문 중매쟁이인 속칭 ‘마담뚜’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다짜고짜 5분여간 자신이 맺어준 커플들을 나열했다. 유명 연예인부터 변호사, 국회의원, 대학교수, 의사에 이르기까지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알만한 사람들이었다.

그 가운데는 최근 외국계 금융인과 백년가약을 맺은 인기 연예인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 그녀는 그들의 만남과 결혼 모두가 자신의 공이었다며 자찬했다.

예전부터 미래를 약속한 분이 있다고 서둘러 전화를 끊으려 했지만 그녀는 일륜지 대사인 결혼을 그렇게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된다며 좀 더 많은 사람을 만나보라고 강요했다.

특히 그녀는 미모, 학력, 집안 중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기냐고 물었고 원하는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여성을 소개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유명 미녀대회 출신의 여대생부터 분당에서 개인병원을 운영 중인 치과의사, 지방소재 건설회사 사장의 영애(令愛, 윗사람의 딸을 높여 부르는 말) 등 그동안 신 씨와 한번도 공통분모를 형성하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

중요한 회의 때문에 더이상 통화를 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정중히 전화를 끊었지만 그녀의 집요한 맞선 강요 전화는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신 씨의 ‘마담뚜 러브콜’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10년전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때부터 일년에 한두번 그녀들에게 연락을 받았다. 신 씨와 함께 일을 시작한 동기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과 외국계 금융인들의 결혼소식이 유명세를 타면서 ‘마담뚜’의 연락이 좀 더 잦아지고 있고 소개받는 상대방의 나이, 직업 또한 구체화되고 있다.

외국계 금융맨들의 직업 안정성, 연봉수준 등이 알려지면서 그들이 미혼 여성들에게‘결혼하고 싶은 남자 우선순위’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 잡코리아가 지난해 8월 30일부터 9월 14일 까지 미혼 직장인 남녀를 대상으로 ‘배우자 직업 선호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금융자산운용가가 의사, 소프트웨어개발자, 변호사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2002년 17위에 머물러 있었음을 감안하면 10년만에 15계단이나 올라온 것이다.

남성 직장인들에게도 여성 금융자산가는 교사, 공무원, 간호사에 이어 4위에 해당할 만큼 인기직업이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고액연봉, 빠른 승진, 유창한 외국어실력 등이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10년전까지만해도 여성 금융자산가는 프리렌서, 벤처사장에게 밀려 22위에 머물던 직업이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배우자가 근무했으면 하는 기업형태를 묻는 질문에 외국계 기업이 3위를 차지했는 점이다. 만약 국내 중소형 증권사에 다니는 남성과 대형 외국계 자산운용사에 다니는 남성이 있다면 후자를 더 선호한다는 얘기다.

A결혼업체의 커플매니저는 “최근 언론을 통해 외국계 금융맨들의 연봉 등이 알려지면서 콕 찝어 그들과 만나보고 싶다는 여성 가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일부 외국계금융맨들이 한국계금융맨보다 연봉에서 더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데다 공무원이나 의사, 변호사보다 개방적 사고를 갖고 인식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마담뚜 = 부유층이나 특수층을 상대로 하는 직업적인 여자 중매쟁이를 속되게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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