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돌풍…현지 부품업계 특수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차 ‘아쿠아’가 대지진 여파로 침체됐던 동일본 지역에서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
도요타가 지난해 말 출시한 아쿠아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현지 자동차업계가 ‘아쿠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쿠아는 휘발유 ℓ당 35.4km를 달리는 소형 하이브리드차로 작년 12월26일 출시된 이래 1월 말까지 12만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도요타는 아쿠아의 연 생산 대수를 24만대에서 32만대로 끌어올리고 특히 동일본 지역에서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동일본 지역은 원래 자동차 부품 공장이 밀집해 있었으나 대지진 발생 이후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끊기면서 불꺼진 폐허로 전락했다.
그러나 피해 복구가 진전을 보이고 중단됐던 공장 가동이 재개되면서 다시 산업 기지로서 활력을 되찾고 있다.
도요타가 아쿠아용 부품 주문을 늘리면서 공장들은 한층 더 분주해졌다.
자동차용 거울 제조업체인 다케우치진공피막은 생산 라인을 전면 가동해 월간 40만개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대지진 발생 전보다 30% 늘어난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1월까지만 해도 대지진 피해와 태국 홍수 여파로 고전했지만 아쿠아 효과에 힘입어 생산이 정상화했다”고 말했다.
금속 표면처리업체인 게디카도 아쿠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게디카는 거래처가 엔고를 이유로 발주처를 해외 업체로 바꾸면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설상가상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도 수주 감소에 직면했으나 아쿠아 효과로 매출이 대지진 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쿠아는 도요타의 자회사인 간토자동차공업 이와테공장에서 조립하고 있으며 협찬사를 포함해 인근에 위치한 모든 기업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요타는 동북 지역을 본사가 있는 아이치현과 규슈 다음으로 큰 거점으로 자리매김시킨다는 방침이다. 현지 부품업계와의 거래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지진의 진원지인 후쿠시마현의 자동차 부품 업체 관계자는 “도요타는 지역에 큰 호재”라며 “도요타와 거래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신문은 전자업계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자동차산업이 침체된 경기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요타는 품질과 가격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새로 거래를 트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도요타에 제품을 납품하려면 업체들에겐 기술력 향상과 채산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신문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