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생 2~3세 차세대 리더 급부상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1968년생)을 비롯해 1962년생인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손준원 TCC동양 부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철강업계 창업주의 2~3세로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장세욱 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 유학파 출신이다. 공식적인 행사에서의 만남 외에도 개인적인 모임을 가지며 친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이들의 행보가 철강업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 경영일선에 속속 등장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성재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첫해 성적 ‘합격점’=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주목받았다. 더구나 단독 대표이사로 나선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을 올려 경영에서도 업계 이목을 끌었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8% 늘어난 4351억원을 기록했대. 매출액도 19.0% 증가한 8조1703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현대하이스코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TV 광고를 했다. 그룹 내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지난해 강관 매출액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조4359억원으로 1조2601억원인 2010년 대비 14% 증가했다.
신 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루터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페퍼다인대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역시 평사원 출신으로 1995년 현대정공에 입사해 수출부에서 근무하던 중 현대해비치호텔&리조트 정윤이 전무를 만나 결혼했다.
신 사장은 제2 냉연공장이 완공되는 2013년에는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수요가 있는 해외지역에서 코일센터 등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신 사장이 해외 투자 대상지로 지목한 지역은 중국이다. 현대ㆍ기아차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전략시장으로, 올 7월 현대차 북경3공장의 완공이 예정돼 있다.
이휘령 세아제강 사장 역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 세아제강은 오는 3월 아랍레미리트(UAE) 공장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향후 API용 익스펜더(확관기) 설비 설치와 함께 스파이럴과 스테인리스 강관 조관설비를 추가 증설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시장에서 창출되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앞서 2009년에는 세아스틸 비나를 설립해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포스코, US스틸과 합작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피츠버그에 가스 및 석유 수송용 스파이럴 강관 공장을 준공했다. ‘북미-동남아-중동’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산망을 구축했다.
이 사장은 유정용, 송유관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생산 및 수출 거점인 포항, 스테인리스 강관 생산거점인 창원, 내수용 제품생산 거점인 군산 등 국내 3개 거점 체제를 새롭게 정비 중이다. 향후 3년간 3000억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투자다.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 ‘오너십 본격화’= 올해로 50돌을 맞은 유니온스틸을 이끌고 있는 장세육 사장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동국제강그룹 오너 일가인 장 사장은 지난 2010년 12월 부사장에서 사장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오너십 경영에 돌입했다. 1996년 2월 과장으로 동국제강에 입사해 부장,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쳐 입사 15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것.
장 사장은 고 장상태 동국제강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장세주 현 회장의 동생으로 동국제강그룹 내에서도 변화와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장 사장은 지난해 경영혁신추진실을 출범시켜 경영방침인 △신 가치 창조 △지속적 수익기반 구축 △주도적 역량 강화 실현에 매진했다. 이를 토대로 오는 6월말까지 유니온스틸만의 고유한 경영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발주에서부터 제품 출하까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게 목표다.
최근 장 사장은 창립 50주년을 기념할 슬로건 사내 공모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사적인 소통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고위 경영진들에게는 공장별 매월 문화 이벤트 마련 등 50주년의 의미를 고취시킬 소통 아이디어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주석도금강판(석판) 기업인 TCC동양(구 동양석판)을 이끌고 있는 손준원 TCC동양 부회장은 지난해 창업 51주년을 맞아 사명을 TCC동양으로 바꿨다. 미래를 향하는 회사를 지향해야 한다는 손 부회장의 직접 추진했다.
손 부회장은 손열호 동양석판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로 지난 2008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형인 손봉락 회장과 함께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7월 아버지 손열호 명예회장의 흉상을 세웠다. 손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석판사업의 개척자’로 불리는 인물로, 기업이 생존해있는 경영자의 흉상을 세우는 것은 이례적 사례로 꼽혔다.
TCC동양은 100년 이상 지속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창업주의 경영이념을 계승하고 다시금 재도약을 선포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판단, 흉상 건립 등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들 젊은 CEO들을 등장으로 보수 경영으로 유명한 철강업계의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다”며 “글로벌 마인드가 확고한 만큼 내수시장과 함께 해외시장 진출 등 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