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인건비·성장 가능성 주목…베트남 진출 활발
‘주식회사 일본’이 베트남을 침공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저렴한 인건비와 성장 가능성 등에 주목해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208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18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이로써 일본은 대만 한국 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로 베트남 진출이 활발한 나라로 기록됐다.
일본 기업들의 이른바 베트남행 러시는 기록적인 엔고가 날개를 달아줬다.
여기다 일본 정부가 자국의 저성장과 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신흥시장 진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계 독일 로펌인 프레시필즈 브룩하우스 데링거의 토니 포스터 베트남 법인 파트너는 “일본 기업들은 작년 3월 동일본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 이후 베트남 진출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은 자국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임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 또한 이를 염두에 두고 지리적 요충지에 있는 베트남 진출에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타이어 메이커인 브리지스톤과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낮은 인건비에 주목해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현지 미숙련공들의 한 달 월급은 중국 제조업이 집중된 남부 근로자가 받는 300달러의 30~50% 수준이다.
야마오카 히로카즈 JETRO 베트남 현지법인 대표는 “최근까지 일본 기업들은 중국 생산만 고집했지만 이제는 엔화 강세와 가파른 임금 인플레로 중국 진출만 고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은 중국과 역사문제와 영토 분쟁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반면 베트남에는 개발 원조에 힘쓰면서 경제적 협력은 물론이고 군사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경계한다는 점에서도 상통하는 점이 많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0년 베트남에 1000억엔의 개발 차관을 제공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전체에 제공한 차관의 3분의1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