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휩쓰는 대선 폭풍] ⑤-1 3선 노리는 푸틴...대항마가 없다

입력 2012-02-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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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4일 치러지는 러시아의 대통령 선거는 프랑스 대선과 함께 유럽 최대 ‘권력 빅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대통령 3선을 꾀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그에 맞선 다수의 야당 및 무소속 후보와의 맞대결이다.

푸틴 총리는 지난 2000년부터 대통령을 연임하고 ‘3회 이상 연속 재임 금지’라는 헌법 조항 때문에 2008년 총리로 물러났다가 올해 다시 대권에 도전한다.

작년 말 러시아 총선에서 집권당의 부정선거 의혹으로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시위에선 반(反)푸틴 구호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 대선에서 푸틴 총리가 패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 센터’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대선 후보 가운데 푸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62%에 달해 현재로선 푸틴의 대항마가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대선일이 가까워질수록 푸틴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지난 2000년부터 대통령을 연임하고 ‘3회 이상 연속 재임 금지’라는 헌법 조항 때문에 2008년 총리로 물러났다가 올해 다시 대권에 도전한다. 푸틴을 대신할 만한 유력한 야당 후보가 없어 그의 재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블룸버그

현지 전문가들은 푸틴의 지지도 상승에 대해 푸틴을 대신할 만한 유력 야당 후보가 없어 유권자들이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푸틴과 치열하게 승부를 겨룰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야당 지도자 그리고리 야블린스키는 지지자 서명에 결함이 있다는 이유로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월27일(현지시간) 야블린스키가 이끄는 야블로코당이 제출한 지지자 서명 가운데 25% 이상이 원본을 복사하거나 가짜로 꾸민 것이라는 이유로 그의 대선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러시아의 대선 규정상 의석이 없는 정당 소속 출마자나 무소속 출마자는 200만명 이상의 지지자로부터 서명을 받아야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또 선관위의 검증 결과 서명 가운데 5% 이상의 결함이 발견되면 해당 출마자는 후보로 등록할 수 없다.

중앙선관위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주(州) 주지사 드미트리 메젠체프의 후보 등록 신청도 기각했다. 메젠체프 측이 제출한 지지자 서명 가운데 문제가 있는 서명을 뺀 나머지가 200만개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권은 야블린스키 등 반정부 성향 후보의 퇴출에 대해 푸틴 총리의 확실한 당선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 당국의 술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야권으로 표가 분산되는 것을 막아 푸틴 총리가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 짓도록 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러시아 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득표자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르게 돼 있다.

야블린스키의 낙마로 3월4일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는 다섯 명으로 좁혀졌다.

여당 후보인 푸틴 총리와 최대 야당인 공산당 후보 겐나디 쥬가노프,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후보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중도좌파 정의 러시아당 후보 세르게이 미로노프, 재벌 사업가 출신의 무소속 후보 미하일 프로호로프 등이다.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금융·투자회사 오넥심그룹의 회장이자 미국 프로농구팀인 뉴저지네츠의 구단주인 프로호로프.

그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갈등 끝에 해임된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과 손잡고 푸틴 총리의 재선 가도에 복병을 자청했다.

프로호로프는 작년 6월 중도 우파정당인 바른조직의 대표로 뽑혔지만 같은 해 9월 당내 친 푸틴계 의원들에 밀려 대표직을 내놨다.

작년 12월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대선에서 승리를 거둘 준비가 됐다”며 당선 후 첫 임무로는 푸틴에 맞서다 전 재산을 몰수당하고 수감된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의 석방을 꼽았다.

그는 또 현재 6년인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단축하고 주지사 직선제를 부활 시키겠다는 공약도 내왔다.

프로호로프는 레바다 센터가 실시한 최근 여론 조사에서 6%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는 주가노프(15%)·지리노프스키(9%)에 뒤잇는 지지율이다.

▲작년말 총선에서 집권당의 부정선거 의혹을 계기로 러시아에서는 소련 붕괴 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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