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관련 일정 확실히 못 박아야·전임 CEO 감정 고려
신임 최고경영자(CEO)들이 맞닥뜨리는 첫 과제는 업무 승계 과정을 어떻게 매끄럽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수 주의 여유를 갖고 전임 CEO가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것이나 이런 행운을 누리지 못하는 CEO도 많다.
신임 CEO들은 업무 승계 관련 일정을 확실하게 정하고 전임 CEO의 감정을 헤아리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가 권고했다.
전임 CEO가 미처 후계자를 정하지 못하고 사망하거나 전임 CEO가 회사를 떠나는 날짜가 모호한 경우 신임 CEO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인사전문가이며 ‘당신이 꿈꾸는 직업을 얻는 방법’의 저자인 존 리는 “신임 CEO들은 취임 서류에 서명하기 전에 승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신임 CEO 입장에서 이렇게 하면 더 많은 파워를 가지고 승계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임 CEO들의 감정을 잘 헤아리고 이들이 CEO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다독이는 것도 신임 CEO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CEO 전문 비즈니스 코치인 로스 테일러는 “신임 CEO가 전임을 다독이는 것은 힘들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이들은 신임 CEO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지식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게리 피츠기번 경영심리학자는 “신임 CEO는 전임자와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구축해 두는 것이 좋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인사부서를 통해서라도 전임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라”고 조언했다.
고(故) 스티브 잡스로부터 팀 쿡으로 CEO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진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CEO 승계 과정이 매끄럽지 않던 휴렛팩커드(HP)는 실적 부진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레오 아포테커 HP 전 CEO는 전임인 마크 허드가 성추문으로 갑작스럽게 사임한 이후 회사를 맡았으나 PC사업 포기 등 회사 전략에 혼선을 일으킨 끝에 취임 1년도 안돼 지난해 9월 불명예 퇴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