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FX] 유로 약세…S&P, EFSF 등급 강등 폭탄

그리스·채권단 협상 경계

런던외환시장에서 16일(현지시간) 유로가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3일 프랑스 등 유로존 9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데 이어 이날 역내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끌어내리면서 유로에 매도세가 급격히 유입됐다.

유로는 엔에 대해서는 1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 엔은 주요 16개 통화 중 14개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오후 4시29분 현재 유로·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4% 내려 97.24엔을, 유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11% 내린 1.2664달러를 각각 기록 중이다.

유로·엔 환율은 한 때 97.04엔으로 2000년 12월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S&P는 이날 EFSF에 대한 신용등급을 기존의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S&P는 이번 결정은 지난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EFSF가 앞으로 긴급 구제금융을 위한 자금의 저리 조달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리 하드맨 외환 투자전략가는 “신용등급 강등은 유로존의 채무위기가 아직도 진행 중임을 거듭 입증했다”며 “펀더멘털이 유로의 지속적인 조정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비관적인 상황도 유로 약세를 부채질했다.

이날 포르투갈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한 때 203bp(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한 14.4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가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인 정크수준으로 강등하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충격이다.

미국 씨티그룹이 자사의 유럽 국채 지수에서 포르투갈 국채를 제외할 방침을 나타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가 비자발적 디폴트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는 극대화했다.

그리스는 오는 18일, 지난 13일 중단된 민간 채권단과의 협상을 재개한다. 그러나 국채손실률(헤어컷) 등 타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리스와 민간 채권단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그리스가 비자발적인 디폴트를 맞을 수 있고 이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같은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프랑스가 S&P의 신용등급 강등 조치에도 불구하고 86억유로 규모의 단기 국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한 것이 위안이 됐다.

전문가들은 무디스는 S&P와 달리 프랑스에 대해 AAA를 유지했다면서 “시장에서는 아직 프랑스에 대해 비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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