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고배당에 제동을 걸기로 하면서 은행주가 또 한번 발목을 잡히게 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내 은행들로부터 ‘자본적정성 5개년 운영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 계획에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목표치 등이 담기게 된다.
은행주의 배당은 계열 은행이 지주사에 수익을 건네면 지주사가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인데 자본비율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지주사에 대한 배당 자제가 불가피해진다.
또 금감원은 직전 회계연도 배당성향이나 직전 2개 회계연도 배당성향 평균치를 넘기지 못하도록 하거나 주당 배당액 가이드라인 제시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이 같은 조치에 따라 배당매력 상실이란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은행주들은 지난해 꾸준히 제기된 저평가 분석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저축은행 사태를 비롯해, PF대출, 금리인상 불투명성, 유로존 위기 등 잇딴 악재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10% 가량 하락하는 동안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평균 30%정도 하락했다. 그나마 가장 선방한 하나금융의 하락률이 17.89%다.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내 은행주는 밸류에이션보다 정책변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대출금리 및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배당제한이란 또 하나의 정책 리스크가 부각돼 은행주는 앞으로도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