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경기 온도차…철강 값 격차 급확대

입력 2012-01-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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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값, 경기 회복 미국은 상승·재정위기 유럽은 하락

미국·유럽 간 철강 가격 차이가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철강 가격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에서는 급등한 반면 재정위기로 허덕이는 유럽에서는 급락하는 등 최근 경기를 반영해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철강은 주요 사용처인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의 바로미터로 활용, 수요가 많을 수록 가격이 올라 경기 확장세를 나타낸다.

시장조사업체인 CRU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열연강판 가격은 t당 756달러로 전월 대비 12.5%나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열연강판 가격은 각각 7.8%와 9.4% 하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독일의 철강 가격 차이는 t당 128달러로 벌어졌다.

이는 지난 2008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 10년간 미국과 유럽의 철강 값 차이가 평균 20달러 선을 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FT는 미국과 유럽의 상반된 경기 상황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의 철강 가격도 t당 635달러로 0.8% 하락, 최근 경기 상황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맥쿼리은행의 콜린 해밀턴 원자재 전문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소비도 늘고 주식 투자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유럽 시장 전망은 매우 약해 사람들은 미국에서와 반대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 지표는 시장의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난달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53.9로 6개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1월 실업률은 9%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로 줄었다.

반면 유럽은 장기화하는 재정위기로 기업 활동이 저조하고, 투자자들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FT는 독일에서 가장 유력한 자동차 산업도 최근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의 철강 값 격차 확대는 두 지역의 철강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철강 생산량은 금융 위기 이후 최고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유럽은 작년 11월에 6.1% 감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두 지역의 철강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질 경우 미국이 유럽의 철강 수입을 늘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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