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전자업계 4人의 ‘권’

입력 2011-12-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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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권희원 ‘맑음’, 권영수-권오철 ‘흐림’.

▲하이닉스 권오철 사장
올해 권씨 성을 가진 4명의 전자업계 경영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좋은 성과를 거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권희원 LG전자 사장은 승진을 통해 위상이 높아진 만큼 이에 걸맞는 성과를 내기 위한 새해 구상에 돌입했다. 반면 힘겨운 한해를 보낸 권영수 전 LG디스플레이 사장(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과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각각 ‘회사 이동’, ‘SK텔레콤에 인수’ 등 큰 변화를 겪으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2년 정기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과 함께 DS(부품)부문장을 맡았다. 지난해 반도체 가격이 원가 이하로 팔리는 위기 속에서 경쟁사들이 수천억원의 적자에 시달릴 때 홀로 1조5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달성한 능력을 인정받은 것. 특히 권 부회장은 1952년생 용띠로 용의 해를 맞아 새해가 더 기대된다.

그는 새해 정도경영을 통한 고객 신뢰 강화를 핵심 경영전략으로 선정했다. 권 부회장은 “새해에도 시황과 경제의 불투명성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확고한 1위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 사업에 대규모로 투자할 계획이다. 잠정 결정된 반도체 투자 금액은 올해보다 40% 증가한 14조원으로 비메모리반도체에만 7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도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TV 시장에서 선전한 공이 높게 평가돼 사장으로 승진했다.

▲권영수 사장
권 사장은 내년말까지 LG전자의 전략 제품인 LG 시네마 3D TV를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려 놓는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LG 시네마 3D TV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이달 초 분기 판매량이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했다. 시네마 3D TV를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기 직전인 올해 1분기에는 12만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3분기에 81만로 늘어나는 등 신장세가 가파르다. 시네마 3D를 출시한 올해 3월 미국 시장 점유율이 8%에 불과했지만 10월에는 24%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권영수 전 LG디스플레이 사장(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한해를 힘겹게 보냈다. LCD 시황 악화로 지난 2010년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올 3분기까지 누적 적자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했다. 권 사장이 시장 예측에 실패, 삼성에 OLED 사업 주도권을 뺏겼다는 지적도 간간히 나왔다. 결국 그는 연말 정기 인사에서 LG화학의 신설 전지사업본부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 사장은 LG그룹의 2차전지 사업을 세계 최고로 키워내 다시 한번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도 올 3분기 9분기 만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업황 부진에 시달렸다.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D램 사업 비중이 높은 탓이었다. 4분기에도 2000억원대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SK텔레콤에 인수되는 하이닉스는 올해 D램 20나노급 공정 전환을 가속화 하는 등 원가경쟁력 강화와 낸드플래시 사업 비중을 높이며 다시 흑자로 돌아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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