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2011년 증시전망’에 대한 증권사들의 투자 설명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들은 모두 ‘탄탄한 자사의 리서치를 기반으로 전문성 있는 투자전략을 제시한다’란 매력적인 문구로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매주, 혹은 매월 정기적으로 열리는 투자설명회에에 꼭 참석해 글로벌 자금동향을 체크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증권사들의 투자 설명회 투자자들은 만족하고 있을까? 최근 우연히 A증권사 지점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투자 설명회를 듣게됐다. 해당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진행 아래 ‘2012년 투자전략’에 대한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내년 국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유로존 재정위기, 외국인 수급향방, 헤지펀드 전망 등 모멘텀과 수급측면에서 심도있게 접근한 꽤 알찬 설명회였다. 투자자들 역시 진지한 태도로 경청하고 있었다.
설명회가 끝나고 중년여성에게 내용이 어땠냐고 물었다. 그녀는 “똑같다. 혹시 다를까 하고 오지만 매번 실망한다”라고 답했다. 의외였다. 설명회 내내 수첩에 꼼꼼히 받아적던 '모범생'이었기 때문이었다.
투자설명회 ‘질(質)’에 대한 의아함을 남긴채 며칠 뒤 B증권사 VIP 지점장을 만났다. 그는 최근 가장 인상깊었던 고객이 누구였냐는 질문에 ‘투자설명회를 듣고 다음번에는 친구와 함께 갈테니 2좌석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고객을 꼽았다.
지점장에게 타 증권사 투자설명회와 다른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강연자들에게 당사 리서치 의견에 상관하지 말고 자신의 의견을 필역하라고 주문한 것이 주효했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단기적 성과에서 자유로운 VIP지점이라 가능했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설명회 후 바로 영업으로 연결시키기 보다 솔직한(?) 투자설명회를 제공해 ‘B 증권사 투자설명회는 솔직해’란 인식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정보의 홍수시대에서도 풍요속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이제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이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를 제쳐두고 직접지점에 찾아가 설명회를 듣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한번 되새겨야 한다. 양보다 질을 우선하는 증권사들의 투자설명회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