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품·완제품 사업형태에 고객사 불안”

입력 2011-12-1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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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등 반도체 구매 고객, 삼성 내 다른 사업부로 자사 정보 넘어갈까 우려

삼성전자가 반도체 등 각종 부품과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사업형태에 고객사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삼성은 이날 반도체와 LCD 디스플레이 구매 고객사들에게 “우리로부터 사는 것은 안전하다”면서 “우리는 절대로 휴대폰이나 컴퓨터, TV를 만들고 있는 우리의 동료에게 당신들이 무엇을 하는 지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삼성이 이 같은 내용을 밝힌 것은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라고 WSJ는 전했다.

이날 발표에서 삼성은 “TV와 휴대폰 같은 소비자 제품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의 2개 주요 사업부로 나눠서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며 “부회장 직급이 각각의 사업부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부품과 완제품 간 독립경영으로 사업부 간 방화벽을 더욱 강화하고 부품거래선과 탄탄한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대변인은 2개 사업부 분리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질문에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인력 담당 부서 등 일부 부서는 분리될 것이며 각자 사업부 내에서만 업무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종업원들은 여전히 다른 사업부로 교차인사가 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

델과 소니, HTC 등 삼성 부품 고객들은 직원들이 자신의 정보를 그들의 동료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술업계에서는 이를 ‘채널 갈등(channel conflict)’이라고 부른다.

삼성 경영진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꺼리나 비공개적으로는 부품 고객사와 비밀을 준수한다는 점을 설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며 이로 인해 부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의 일부 정보·기술(IT)대기업도 ‘채널 갈등’에 고객들과 경쟁하는 사업부를 분사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이 미국 기업과 같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삼성 오너 가족들이 현재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지난주 삼성그룹 전체를 재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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