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일파로 잘 알려진 박태준 전 총리의 별세 소식에 생전에 교류가 깊었던 일본의 전직 총리들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13일 보도했다.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는 이날 “한달 전쯤 도쿄에서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와 함께 만났다”며 “당시에도 몸이 아픈가 했지만 ‘괜찮다’고 했는데 오늘 돌아가셨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전 총리와 일본 와세다대학 동문인 모리 전 총리는 “처음 만났을 때 작업복을 입고 있어서 공장 과장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포항제철) 사장이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과거를 돌아보기도 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모리 전 총리는 또 1980년대 한일 양국이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로 진통을 겪을 때 박 전 총리가 양국 정치가들 사이에 대화의 장을 마련해줬다고 회고한 뒤 “이상득 의원(한일의원연맹 회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박 전 총리도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안타깝다”며 한일 정치 교류의 미래를 걱정하기도 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는 연합뉴스에 보낸 조의문에서 “박태준 선생은 일본의 신일본제철과 제휴해서 한국의 철강업을일류 기간산업으로 키웠고, 경제계의 리더로서 한국의 산업 발전, 무역 촉진에 힘을쏟았다”며 “한국을 오늘날 세계 일류의 경제국가, 유력 국가로 키운 공로자”라고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나는 생전에 (고인과) 깊이 교류했고, 함께 힘을 모아 일한(한일) 양국의 발전, 공존공영에 힘써왔다”며 “아까운 친구를 잃게 돼 그 공적을 찬양하며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