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포함하면 세계 1위 전망…HP, 실적 부진·재정 부실 우려로 신용등급 강등 등 위기
휴렛팩커드(HP)의 멕 휘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이 사실상 세계 1위라고 인정해 관심을 끌고 있다.
휘트먼 CEO는 프랑스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패드를 PC로 인정할 경우 애플은 HP를 누르고 세계 1위 PC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산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올싱스D가 보도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커널리스는 지난달 21일 아이패드 등 태블릿PC를 PC시장에 포함한 보고서에서 “애플의 PC시장 점유율이 아이패드의 성공에 힘입어 불과 4개 분기 만에 9%에서 15%로 높아졌다”면서 “애플이 내년 하반기 전에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널리스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PC 판매는 4억1500만대를 기록하고 태블릿PC는 5900만대로 전체 PC시장의 14%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부상과 함께 HP의 부진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HP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최근 시장 흐름을 따라잡는 데 실패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HP의 장기 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단기 회사채는 ‘A-1’에서 ‘A-2’로 각각 강등했다.
HP는 부진한 실적에 지난 14개월 동안 CEO을 두번이나 갈아치웠다.
실적도 악화일로다.
회계 4분기(8~10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2억3900만달러를 기록했고 매출은 전년의 333억달러에서 321억달러로 줄었다.
레오 아포테커 전 CEO 시절인 지난 8월 영국 소프트웨어업체 오토노미를 103억달러(약 11조원)에 인수한 것도 짐이 되고 있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에도 오토노미 인수로 인한 재정 부실 우려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휘트먼 CEO는 올해 말까지 회사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웹OS를 어떻게 처리할 지 결정한다는 입장이나 이미 지난 여름에 웹OS를 채택한 모바일 기기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에 웹OS 생존은 회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