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회원국 재정 통합에 박차

입력 2011-11-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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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조약 개정안보다 간소화한 재정통합 협정 추진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이 역내 재정 통합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조약 개정안보다 절차를 더 간소화한 협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협정은 국경개방조약인 ‘솅겐 조약(Schengen Agreement)’을 본 뜬 것으로, 유로존 정부가 예산안을 계획·집행할 때 상호 재정 안정화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WSJ는 여러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전하고 유럽 정상들이 역내 위기를 해결하고 동시에 유로존의 분열을 피할 수 있다며 투자자 설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4일, 독일과 프랑스는 유로존 회원국 간의 재정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 EU 조약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당국자들이 EU 조약 개정의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 절차가 간소하고 도입이 빠른 방식을 고려하게 됐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 재정위기 해법으로 거론되는 유로본드(유럽 공동채권) 발행을 논의하기 전에 EU 조약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내달 9일에 열리는 EU 정상회담에 앞서 독일과 프랑스가 EU 조약 개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EU 조약을 개정하려면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데, 일부 회원국은 조약 개정을 반대 중이고 일부 회원국에선 국민투표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 때문에 유로존은 EU 국가 간에 시민들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과 유사한 틀의 협정을 구상하고 있다. 솅겐 조약은 조약국 가운데 최소한 9개국이 동의하면 조약국 간에 새 규정을 적용할 수 있어, 27개국 회원국의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EU 조약보다 절차가 간소하다.

WSJ는 현재 재정 통합 계획이 최종 합의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유로존의 통제를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유럽 각국은 유로존의 재정 강화를 위한 새로운 권한을 갖게 될 것이며, 이후 EU 조약도 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정통한 소식통은 유로존 회원국이 검토하고 있는 이 협정이 오는 12월9일 열리는 EU 정상회의 전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재정위기 사태가 확대되고 신용 위기가 전염된 상황에서 재정정책에 대한 간섭을 늘린다고 해서 유로존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유로존 당국자는 새로운 재정 제도가 발표되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시장에 한층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유로존 국채 시장은 투자자들의 대량 이탈로 심각한 상황이다.

ECB 이사회의 일부 위원은 ECB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은 월권 행위로, 중앙은행의 신뢰에도 치명상을 입히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어 ECB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ECB는 지금까지 채권 매입 규모를 늘릴 의향은 없다고 했지만 많은 정부가 이에 반기를 들고 있다.

유로존의 정책 당국자들은 ECB가 행동에 나서려면 독일이 ECB의 역할 확대를 승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ECB는 정치적으로 독립한 기관이라고 해도 ECB는 독일의 입김에 큰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 독일 정부는 ECB의 역할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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