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서 파업 참가자 1만여명 넘어…임금 삭감에 불만 고조
중국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발할 조짐이다.
중국 남부 광둥성의 주요 수출공장이 밀집해 있는 선전과 동관에서 지난주부터 1만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파업에 나섰다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동관에 위치한 한 대만 신발공장에서는 지난 18일 7000여명의 근로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이 회사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회사가 잔업을 줄이는 방법으로 임금을 삭감하고 일감을 중국 내륙이나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자는 “지방정부가 회사편에 서서 협상 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선전의 한 대만 컴퓨터업체 조립공장에서도 지난 22일 파업이 발생했다.
홍콩 소재 노동운동단체 중국노동회보(CLB)의 제프리 크로셜 대변인은 “지난주부터 시작된 노사분규 양상은 지난해 여름의 일본 기업에서 발생한 파업 이후 가장 격렬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불안 고조의 근본 원인은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중국의 수출 수요가 감소한 것에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광둥성의 지난 10월 수출은 전월보다 9% 감소했다.
공장 대부분이 주문 감소에 잔업을 줄이거나 없앴다. 잔업수당은 임금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임금이 깎이면서 근로자들의 불만이 커지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CLB의 분석에 따르면 전자분야 공장 근로자의 평균 기본급은 1500위안(약 27만원)에 불과하나 잔업수당이 붙으면 2500위안으로 뛴다.
크로셜 대변인은 “잔업수당이 없는 기본급은 절대 근로자들을 납득시킬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