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과 실물경기 관계없어… 새 복권 출시 땐 매출 늘어
경제가 어려우면 복권이 잘 팔린다는 기존 속설은 사실과 다르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로또와 연금복권 등 복권 매출액 변동이 경제성장률이나 실업률 등의 변수보다 신상품 출시와 ‘복권 피로’(lottery fatigue) 효과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권 피로’는 복권 발행 초기에는 새로운 게임방식으로 인해 매출이 큰 폭으로 늘지만, 일정기간이 경과한 뒤에는 게임방식에 대한 흥미가 점차 사라지면서 판매가 부진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기획재정부는 21일 ‘복권매출 영향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과거 30년간 복권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복권 매출이 30% 이상 급증한 경우는 예외 없이 신상품이 출시됐을 때”라며 “복권매출 변동이 성장률과 같은 경제변수보다 신상품 출시 등 복권 자체 특성에 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복권 매출액은 경기가 안 좋을 때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 속설이었는데 이것이 단순한 ‘설’(說)에 불과하다는 것.
재정부는 “복권매출이 10% 이상 감소한 경우도 판매가격 인하 등 발행규제 또는 ‘복권 피로’ 현상 등 복권 자체 특성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복권 매출은 1983년 올림픽복권 출시 뒤 154.0%, 1990년 엑스포복권과 체육복권이 나왔을 때 71.5%, 1993년 기술복권 출시 당시 35.3%로 큰 폭으로 늘었다.
1994년 복지복권이 나왔을 때에는 44% 늘었고, 1999년 밀레니엄복권 등장 후에는 30.6% 증가했다. 2002년 12월 로또 복권이 처음 나온 이후 2003년에는 무려 332%의 기록적인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정부는 올해 복권매출 총액은 2조9500억원, 매출 증가율은 16.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출시된 연금식 복권이 선풍적인 인기다.
반면 과거 복권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1996년(-10.1%), 2004년(-18.3%) 등이 있었다. 1995년에는 기업복권, 자치복권, 관광복권, 녹색복권 등 다양한 종류의 복권이 출시돼 복권매출이 24.6% 늘었다가 이듬해인 1996년에 복권 피로 효과에 따라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