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데모스 전 ECB 부총재도 거론
그리스 여야가 2차 구제금융안 비준을 위해 연립 정부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하면서 그리스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총리의 국민투표 요청을 계기로 불거진 정국 혼란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2차 구제금융안 비준 및 이행, 동결된 1차 구제금융 중 6회분(80억유로) 집행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리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저녁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 제1야당인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 등과 1시간30분 동안 회동한 뒤 성명을 통해 “지난달 26일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2차 구제금융안을 비준한 다음 즉각 국가를 선거로 이끌 새 정부를 구성하는데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파판드레우 총리가 이미 자신이 새 정부를 이끌지 않을 것임을 표명했다”며 총리의 퇴진을 확인하고, “내일 총리와 사마라스 당수가 새 총리와 새 각료 인선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판드레우 총리가 퇴임을 확인하고, 사마라스 당수는 12월 조기 총선 요구를 양보하면서 2차 구제금융안 비준을 목표로 하는 임시 거국내각 출범을 위한 협상을 타결지은 것이다.
선거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먼저 구제금융안을 비준한다는 원칙에 확인함으로써 구제안 비준과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연립 내각이 출범하면 정권 기반이 안정돼 유럽연합(EU)과 약속한 재정 건전화가 한층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현지 언론과 AFP통신 등은 연정 출범이 결정돼 파판드레우를 대신할 새로운 총리가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차기 총리 후보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부총재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의회(총 300석)에서 사회당은 153석, 신민당은 85석을 각각 확보하고 있어 양당이 합의해 출범한 연립 내각이 의회에 제출할 2차 구제금융안은 무난히 비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야 사이에서는 연정 기간을 둘러싸고 여전히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당 측은 장기에 걸쳐 본격적인 연정을 예상하고 있지만 지지율에서 여당을 웃도는 신민당은 단기 연정을 주장, 조기 해산·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지 여론 조사에서는 여당이 제안하는 장기 연정에 찬성하는 의견은 52%, 야당이 주장하는 조기의 해산·총선에 대한 지지율은 3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