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반대 입장…드라기 ECB 총재 “무한정 개입 기대 마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유럽중앙은행(ECB)에 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독일 디벨트가 보도했다.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과 EU집행위 등은 유럽 위기 극복을 위해 ECB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CB는 아직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지원을 확대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미국과 EU의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ECB가 위기에 처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의 국채를 유통시장이 아닌 프라이머리 마켓(발행시장)에서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라이머리 마켓은 기업이나 정부가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는 시장으로 처음 채권이 나오기 때문에 제1차 시장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독일은 ECB 확대 압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 독일 정부 관계자는 “ECB가 프라이머리 마켓에 들어가는 것은 실질적으로 돈을 찍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ECB가 특정 국가를 위해 그런 방법을 취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전일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해 경기부양책 기대를 높였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지원 확대 요구에 선을 그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위기국은 마냥 외부지원을 기대해서는 안 되며 개혁 등 자구 노력을 취해야 한다”면서 “ECB의 무한정 개입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ECB의 채권 매입에 대해서 “이는 일시적이며 제한적인 것으로 순전히 통화정책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CB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처럼 양적완화 정책을 취하지는 않을 것을 강조한 것.
그러나 드라기 총재는 “유럽이 올 연말 약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3%에 달하는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에 2%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