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1월 첫 거래일에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승폭은 미미했다.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미국 달러화가 급등하고 미국 선물중개업체 MF글로벌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이 악재로 작용한데 따른 것이다.
이날 1890선 초반까지 밀리며 장을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내내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오후 들어 우상향으로 방향을 잡는 듯 했던 코스피는 다시 상승폭을 축소하며 하락 반전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고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하락 하루 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했지만 1900선을 겨우 턱걸이하며 장을 마쳤다는 점에서 갈길은 멀어 보인다. 11월 국내 증시가 1900선을 넘어 2000선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흐름이 양호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 흐름을 주도해 왔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2,000원(2.27%) 상승한 99만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역사상 유일하게 100만원을 돌파했던 지난 1월28일(101만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가 수준이다.
장중 한때에는 100만원에서 1000원 부족한 99만9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거래량도 61만주를 기록해 지난달 5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증권가와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거둔데다 올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현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이후의 실적에 대해 좀 더 긍정적 시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유로존의 리스크가 시장을 억누르고 있으나 그 영향력은 감소된 만큼 변동성 이후의 안도랠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11월에는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금융시장 혼란이 기업 손익 계산서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기업 실적 발표가 양호한 수준인 데다 미국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70%에 이르고 있어 증시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단기 조정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이 지원책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유럽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남아 있는 안도와 위기를 지속 반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도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데다 10월 증시가 빠르게 반등해 11월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