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증권과 관련해 거액의 과징금을 물게 되면서 SK증권 매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공정래위원회는 SK네트웍스에 과징금 납부와 더불어 1년 이내에 SK증권 지분을 매각할 것을 명령한 상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1년의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SK증권을 보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이 증권사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증권사를 보유함으로 해서 갖을 수 있는 메리트를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그룹 내 금융업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여기에 1년 내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시한이 주어져 있는 상황에서 SK증권이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SK증권이 내세울 수 있을 만한 특화된 부분이 없다는 점도 가격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의 SK담당 연구원은 "사실 SK증권이 군침이 돌만한 매물은 아니다"며 "그룹 측에서도 매각보다는 보유하는 쪽이 낫다는데 동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이 SK증권을 보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가장 좋은 해결책은 1년안에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SK그룹은 합법적으로 SK증권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내년 4월까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SK측이 고려할 수 있는 카드는 방계계열회사로 SK증권을 넘기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가장 유력시 되는 곳은 SK C&C다.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 C&C는 지주사 소속이 아니어서 금융회사를 보유하고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밖에 SK그룹내 또 다른 비지주 계열사인 SK케미칼이나 SK가스 등도 SK증권을 인수할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 회사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 최창원 부회장의 회사인데다 시너지도 기대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이와 함께 대주주가 개인 자격으로 지분을 매입하는 것도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증권의 지분(22.7%) 가치는 약 1000억원 정도로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