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엔 장중 75.73엔 사상 최저…27일 BOJ 회의서 부양책 도입 가능성 높아- 브라질 대통령, 美·中 강력 비난…환율 조작과 과다한 유동성 공급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환율전쟁 우려가 퍼지고 있다.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국이 앞다퉈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신흥국에선 주요국의 시장 개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환율이 자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각국의 시장 개입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외환시장에서 25일(현지시간) 엔화 가치는 달러당 한때 75.73엔까지 상승해 지난 2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가 취소된 데다 각국의 이견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채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됐다.
여기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관측이 달러 약세를 부추기면서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25일 발표된 미 경제지표가 일제히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11월2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를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증폭되고 있다.
유니온뱅크의 시라이만 유 트레이더는 “현재 엔고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26일 EU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한층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이 같은 금융시장의 혼란이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27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27일 회의에서 일본은행이 국채와 회사채 등을 매입하는 기금 확대를 중심으로 추가 완화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50조엔인 자산 매입 기금 규모를 5조엔 정도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매입 대상인 국채는 현재 2년물 이하로 제한하고 있지만 장기금리를 더 낮추기 위해 장기 국채를 매입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부상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행 내부에선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26일 EU 정상회의 결과를 둘러싼 시장의 반응 등을 지켜본 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에 이어 7월에도 엔고 저지를 위해 하루 개입 규모로는 최대인 4조6000억엔을 풀었다. 이후 엔화 값은 잠시 주춤했으나 약발은 오래가지 않았다.
일본은 더 이상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볼 입장이 아니다. 신흥국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5일 브라질리아를 방문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 위기를 핑계로 비용을 다른 국가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국가들이 환율 조작과 과다한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금융 불안을 가져오고 있다”면서 “이는 위기를 내세워 다른 국가에 비용을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의 위안화 환율에 대한 인위적인 통제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동시에 지적한 것으로 브라질 언론은 해석했다.
브라질 정부는 두 나라의 통화정책 때문에 수출이 둔화하고 핫머니(투기성 단기자본) 유입이 늘어난다며 불만을 표시해 왔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터키 앙카라를 방문해 “선진국의 유동성 공급확대가 통화전쟁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 3~4일 프랑스 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