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공급 등 협력 유지.. 특허 공방은 계속 "페어플레이 하겠다"
“부품은 협력, 세트는 경쟁”
애플과 전세계 9개국에서 30여건의 특허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한 투트랙 전략 방침을 재확인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고 스티브 잡스 추도식 참석차 출국했다가 19일 새벽 귀국하면서 양사 간 특허 소송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소비자를 위해 페어플레이 하면서 양사가 더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며 “추가소송은 필요하면 할 것이고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추도식 다음날 팀 쿡 사무실에 찾아가 2~3시간 동안 양사 간 좋은 관계 구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잡스와 지난 10년간 어려웠던 이야기, 위기 극복, 삼성과 애플 양사의 좋은 관계 구축, 앞으로 더 발전시켜 나가자는 이야기 등을 했다”고 밝혔다.
부품 공급과 관련해 그는 “내년까지 (애플에 대한)부품공급은 그대로 가고 2013년과 2014년 어떻게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할까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재용 사장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특허소송전과는 별개로 부품 공급 등 기존 협력관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데 팀 쿡 CEO와 뜻을 같이하면서, 이와 별개로 세트에서 상호 경쟁은 이어간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스마트폰에서의 특허침해 공방과 관계없이 삼성전자 만큼 높은 품질의 부품공급처를 찾기 힘들었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공방에 휩싸이면서 반도체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 공급업체를 대만 TSMC 등으로 돌릴 것으로 예측해 왔다. 하지만 대만 TSMC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에 대한 테스트 결과 품질이 떨어지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가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향후 특허공방에서는 한치 양보없는 치열한 전쟁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이 사장은 “(추가 소송에 대해)생각해 봐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법무팀과 경영진이 논의해 추가 소송은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밝혀 소송전이 급마무리 될 가능성은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미 삼성전자는 일본과 호주에서 애플 아이폰4S에 대해 통신 표준특허는 물론, UI 등 기능 특허침해까지 내세워 판매금지가처분신청 소송을 내며 강공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사장이 “소비자를 위해 페어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밝힌 부분을 봤을 때 상대방의 전략 제품 출시에 맞춰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도를 넘어선 감정싸움은 자제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 및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 이어지는 삼성과 애플의 끈끈한 인연이 이번 글로벌IT업계 주도권 싸움에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