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욕먹는 이유…순익은 줄어도 돈잔치는 여전

입력 2011-10-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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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순익 75% 감소, 보너스는 25% 줄어...실적 악화에도 보수는 깎지 않아 올들어 9월까지 보수로 100억달러 지급...1인당 29만2000달러

어닝시즌을 맞아 월가의 돈잔치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적은 곤두박질쳤어도 천문학적인 수준의 보너스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주범은 18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분기에 3억9300만달러(주당 84센트)의 순손실을 봤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주당 11센트 순손실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가까이 악화했다.

골드만삭스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9년 상장 이후 12년 만에 두 번째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3분기에는 불확실한 거시경제와 시장 여건으로 자산 가격이 하락했다”며 “실적은 이런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것은 실적 대비 직원의 보수 수준이다.

올들어 9월까지 골드만삭스의 순이익은 15억달러였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5억달러나 줄어든 수준.

그럼에도 골드만삭스는 올 3분기까지 100억달러를 보수를 지급하는 데 썼다고 CNN머니는 꼬집었다. 한 사람 당 29만2000달러를 챙긴 셈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작년보다 보수가 깎였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같은 기간 전체 보수는 130억달러였고,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한창 잘 나가던 2006년에는 1인당 54만달러를 받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직원들은 자신들이 왜 주코티 공원 근처엔 얼씬도 하지 못하는 신세인지를 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의 주무대인 주코티 공원은 골드만삭스의 본사 건물에서 불과 10분 거리다.

시위대에 골드만삭스는 월가의 탐욕의 대명사로, 인기 표적으로 꼽힌다.

블랭크페인 CEO의 사진을 인쇄한 벽보에는 ‘현상수배(WANTED)’라는 낙인까지 찍었을 정도.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다른 대형은행들도 돈 잔치 관행은 다르지 않다.

JP모건은 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9월까지 투자은행 부문 직원들에 1인당 29만2000달러의 보수를 지급했다.

BofA는 1~9월 매출이 전년보다 22% 줄었지만 1인당 보수는 7% 올렸다. 3만명의 감원 계획이 설득력을 잃는 이유다.

씨티는 실적은 전년 수준에 머물렀으나 보수는 6%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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