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 태국발 물폭탄에 휘청

입력 2011-10-1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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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피해로 생산 중단…대지진 악몽 재현

태국을 휩쓸고 있는 50년만에 최악의 홍수로 일본 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침수로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끊기면서 현지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조업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요타는 전날 태국 내에 있는 3개 완성차 공장의 조업을 전면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혼다도 현지 공장이 침수해 조업 중단을 결정했다.

도요타는 태국 동부에 있는 자사 공장에는 피해가 없지만 중부 아유타야현에 있는 부품 회사가 침수 피해를 입어 부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가 하루 조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3000대의 감산을 의미한다.

이번 태국 홍수 사태는 지난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후유증에서 겨우 벗어나 리스크 분산에 나서고 있는 일본 기업들에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일본의 서플라이체인이 끊겼을 당시에는 태국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조기에 생산을 재개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대체할만한 부품 공급원이 없기 때문이다.

도요타 태국 법인인 TMT는 “동일본 대지진 후 감산은 1개월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앞날을 점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태국은 일본 자동차 업계의 동남아시아 허브로, 생산되는 부품만 수 백 종에 이르며, 여기서 생산되는 차량은 110개국으로 수출돼 수출 기지로도 활용되고 있다.

태국에서는 원래 우기가 끝날 무렵인 10월 중순에 강우량이 급증해 홍수가 일어난다.

그러나 올해는 북부와 중부에 7월부터 폭우가 집중, 태국을 종단하는 짜오프라야강이 범람해 수출 산업이 밀집한 아유타야현을 직격했다.

지난 9일에는 혼다 니콘 등 일본 150사가 입주한 로자나공업단지에도 4m 높이까지 물이 차 올라 피난 명령이 내려졌다.

로자나공업단지 운영업체는 수위가 5m 이상으로 차오를 것이라며 11월부터 배수작업에 들어가겠지만 물이 완전히 빠지려면 최소 1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기업들은 이번 주말 쯤에는 태국 방콕으로도 침수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지 사무소와 주재원들에게 경계 태세를 강화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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