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둔화→수요 부진→가격 하락→실적 악화
세계 철강업계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철강업계는 유럽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철강 수요 둔화, 가격 하락, 실적 악화 등의 악순환에 직면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철강 전문 컨설팅 업체인 멥스는 세계 철강 가격이 오는 12월까지 t당 838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대비 8% 하락한 수준이다.
세계 철강 가격은 미국과 유럽의 재정 문제와 중국의 긴축에 따른 수요 둔화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 거래업체인 스위스 두페르코의 브루노 볼포 회장은 “유럽의 철강 가격은 형편없는 수준에 있다”며 “수지가 맞지 않는 기업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볼포 회장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주문을 보류하는 고객들로 인해 철강 가격은 더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철강 생산업체인 JSW의 사잔 진달 최고경영자(CEO)는 “장단기 악재들로 인해 내년 철강 시장은 난기류에 휩싸일 것”으로 내다봤다.
계속되는 가격 하락으로 철강업계의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에서 가장 큰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르 미탈을 비롯해 유럽 철강업체들은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미탈은 관리 및 보수를 이유로 올 4분기 안에 유럽 고로의 3분의2 이상을 폐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탈은 “상황이 침체되는 가운데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점유율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T의 조사에서 6명의 업계 전문가는 세계 철강 출하 성장률이 올해 6.6%에서 내년에는 4.9%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철강협회(WSA)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연례 회의에서 가격 하락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