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첫 경차 출시...타사도 참여해 경쟁 심화할 듯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 전쟁의 막이 올랐다.
도요타자동차가 경차를 처음 출시한 것을 계기로 닛산·혼다 등 경쟁사들의 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요타는 26일 창사 이후 처음으로 경차 ‘픽시스 스페이스(PIXIS SPACE)’를 출시했다. 도요타는 산하 다이하쓰공업에서 생산하는 경차에 픽시스 스페이스 브랜드를 달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경차는 유지비와 연료비가 적게 들어 규슈와 시코쿠 지역에선 점유율이 50%를 훌쩍 넘을 정도로 인기다.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유일하게 경차를 만들지 않았던 도요타가 전략을 선회한 이유다.
남부에 있는 나가사키현의 경우 신차 판매에서 경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54.7%로 일본에서 가장 높다. 좁은 길이 많아 여성과 고령자들이 경차를 애용하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경차 수요가 안정적이라고 보고, 지방을 중심으로 판촉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지난해 일본 국내 신차 판매는 호황의 절정기였던 1989년도에서 40% 감소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올 1~8월 신차 판매에서 경차 비율은 37%에 달했다. 전체 신차 판매에서 경차 비율이 50%가 넘은 지역은 규슈·시코쿠 등 8현에 이르렀다.
도요타의 경차 출시에 딜러들도 환호하고 있다.
가가와 도요타의 단파 준이치 사장은 “고객 유출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본에선 경차에 대한 혜택도 적지 않다.
픽시스 스페이스를 살 경우 취득세와 중량세, 보험료 등 초기 비용은 5만엔(약 77만원)이다. 반면 도요타 승요차 중 가장 싼 ‘팟소’는 14만엔이 든다.
도요타가 경차를 출시하면서 닛산과 혼다도 경차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미쓰비시자동차와 공동으로 경차 개발회사를 설립한 닛산은 오는 2013년부터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혼다도 내년 9월까지 신차 3종을 출시해 5년 후 연간 경차 판매를 현재의 2배로 늘릴 셈이다.
스즈키의 다무라 미노루 부사장은 “경차 시장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다”며 “제한된 파이를 서로 빼앗는 본격적인 전국시대의 도래일 뿐”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