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약세에 회사 재정 불안 대두…부자세 주장에 공화당 공격 된서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맥을 못추면서 ‘가치투자의 귀재’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버크셔의 클래스A 주가는 22일(현지시간) 장중 201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장 초반 급락세로 출발한 주가는 정오 즈음 전날보다 2136달러(2.1%) 떨어지며 9만9114달러까지 주저앉았다.
주가는 10만달러에서 거래를 끝냈다.
클래스A 주식은 지난 1년간 19%나 하락했다.
클래스B 주식도 전날보다 1.53달러(2.3%) 급락한 65.69달러를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경제에 침체 신호가 대두되면서 주식시장 전반이 가라앉자 버크셔도 동반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버크셔의 보험 사업의 부진과 불투명한 후계자 문제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지난 2월 뉴질랜드 대지진과 호주의 홍수, 3월 동일본 대지진·쓰나미와 관련한 버크셔의 보험 손실은 17억달러에 달했다.
손실 부담은 주가에 직격탄을 날려 지난 2월 13만1000달러에서 10만달러 선을 겨우 유지하는 형국이다.
버핏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버크셔는 이사회가 버핏의 뒤를 이을 최고경영자(CEO)로 4명의 후보를 물망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버핏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후계자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부자증세로 정치판에 휘말린 것도 주가 하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자신이 비서보다 낮은 세율의 세금을 내고 있다면서 부자들에 대한 증세를 주장했다 된서리를 맞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버핏의 주장을 근거로 부자들의 세금을 올리는 ‘버핏세’ 도입을 제안했다. 버핏은 오바마의 재선자금 모금에도 앞장서고 있다.
공화당은 부자세 도입을 반대하며 버핏의 소득신고서를 공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버크셔헤서웨이는 소규모 방직업체인 뉴잉글랜드로 출발한 뒤 1969년 버핏이 투자회사로 탈바꿈시키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재 버크셔는 80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보험과 다목적사업은 회사 순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