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가, 20년 연속 하락세 대지진 피해지가 하락세 주도
일본 부동산 시장에도 대지진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011년 공시지가(7월1일 기준)는 전년 동기에 비해 평균 3.4% 하락했다. 공시지가 하락률은 전년의 3.7%에서 줄었지만 1992년부터 20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공시지가는 주택용지와 상업용지 모두 하락했다.
지난 3월11일 발생한 대지진의 충격이 피해지를 넘어 일본 전역으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이는 리먼브러더스발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 겨우 회복 기조에 오르던 일본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가는 대지진이 발생한 동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대지진 피해가 집중된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지바현 중 93개 지점은 ‘판정 불능’ 등을 이유로 조사를 중단했지만 조사를 계속한 지점은 큰 폭으로 내렸다.
쓰나미가 직격한 히가시마쓰시마 지역은 지가가 18.2%나 하락하며 일본 전국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온천 관광지인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 아타미마치 아타미 5초메는 원전 사고로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땅 값이 작년보다 15% 떨어졌다.
3대 도시권인 도쿄, 오사카, 나고야의 하락률은 주택지가 1.7%(지난해 2.9%), 상업용지가 2.2%(전년 4.2%)로 축소했다.
용도별 하락률은 주택용지(3.2%)보다 상업용지(4.0%)가 더 컸다.
상업용지는 임대빌딩의 공실률이 높은 가운데 임대료까지 계속 내리면서 하락률이 커지고 있다.
도쿄 도심인 지요다와 주오 등 7개 지역의 경우, 공실률은 8%대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수요와 투자 자금 유입도 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부동산투자신탁(REIT)은 해외에서의 자금 유입이 끊긴지 오래다.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 영향이다.
신문은 엔화 강세와 유럽 재정위기를 감안했을 때 지가가 바닥을 치려면 아직 멀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해외 투자유치가 본격화하지 않으면 대도시권의 땅 값이 오르긴 힘들 것이라며 도시개발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