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출규모, 전년比 2배 이상 증가...은행권, 중기 대출에 소극적
중국에서 사금융업체가 중소기업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신탁업체와 대부업체 등 사금융업체 3366곳은 총 2875억위안(약 49조원)의 자금을 빌려줬다.
이는 전년 동기의 1249억위안 대출에서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사금융업체가 공식통계에 반영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사금융업체들은 주로 부동산 개발업체나 탄광 운영업체 등 현금이 풍부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얻어 중소기업에 대출을 하고 있다.
사금융업체의 대출 이자는 시중은행의 최고 2배에 달하고 있으나 많은 중소기업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받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들은 은행에서 중소기업들이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보증을 서준 뒤 전체 대출의 1~10%를 매년 수수료로 챙기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등 유동성을 제한하면서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더욱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정책 초점이 여전히 대형 국영기업에 맞춰져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 2008년 말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 시중에 5860억달러에 달하는 유동성을 공급했으나 이것도 대부분 국영기업들이 운영하는 고속철이나 다른 인프라 프로젝트에 흘러 들어갔다고 WSJ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약 4000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들은 중국 전체 일자리의 80%,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 비중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자금난이 중국 경제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